북한 여가수 김옥주가지난19일 열린 북한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에서 가수 김옥주가 전체 약 26곡 정도의 순서 가운데 22곡 정도를 불러 주목 받고 있다. 김옥주는 김정은 시대 북한의 대표 음악단인 은하수·청봉·모란봉·삼지연 등에서 활동하며 2018년 2월 방한(訪韓)공연에도 참석했다. 김옥주는 함께 했던 동료 가수들이 최근 무대에서 사라진 가운데 혼자 살아남아 승승장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김옥주가 2018년 2월 방한 당시 'J에게'를 부르는 모습.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5일부터 나흘 간 노동당 제8기 3차전원회의를 진행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국무위원회연주단 공연을 관람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김정은 동지께서 당 중앙지도기관 성원들과 함께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을 관람하시었다”고 1면에 보도했지만 사진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북한 조선중앙TV는 며칠 뒤에야 녹화 편집된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김옥주는 이날 전체 약 26곡 정도의 순서 가운데 남성합창과 중창을 제외한 22곡 정도의 노래를 불렀다. 전체 2시간 20여분의 공연시간 가운데 연주 순서만 빼고 사실상 김옥주의 독무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북한 가수 송영이 지난 2018년 2월 방한 당시 김옥주와 함께'J에게'를 부르는 모습.북한 전문가인 동아대 강동완 교수는 “한명의 가수가 한 공연에서 저리도 과하게 많은 순서를 맡을수 있나 할 정도로 김옥주는 이번 공연의 핵심이었다”며 “김정은의 총애를 받는 가수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 2월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 기념공연 때에는 김옥주에게 앵콜을 두번이나 요청하기도 했다.김옥주는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한때 몸 담았던 은하수관현악단에서 가수로 활동했다. 민요에서 러시아 팝 음악까지 다채로운 가창력을 보여주는 중견 가수이자 실질적인 보컬 리더라고 평가를 받는다.은하수악단 해체 후 청봉악단,모란봉악단,삼지연관현악단을 거쳐 국무위원회 연주단으로 옮겨 활동하고 있다. 김옥주는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삼지연관현악단 소속으로 방한해 이선희의 ‘J에게’를 불러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해 3월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 때 이선희와 듀엣곡을 부르기도 했다.그러나 당시 삼지연관현악단 소속으로 방한해 공연에 함께 왔던 다른 북한 가수들은 무대에서 사라진지 오래지만 김옥주는 김정은 시대의 대표가수로 승승장구하고 있다.김옥주와 함께 방한해 J에게를 함께 부르고 소녀시대 서현과 함께 두 손을 맞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던 송영은 북한으로 돌아간 이후 지금까지 어떠한 공연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송영은 지난해 10월 당창건 75주년 공연과 지난 1월 노동당 8차대회 경축공연에 불참한데 이어 이번 공연에도 불참했다. 방한 공연에 참석한 청봉악단의 대표 가수이자 삼지연관현악단 소속인 김주향도 귀국 후 공연무대에서 사라졌다.김정은 직속 악단으로 불리던 모란봉악단 소속 대표 가수들은 지난 2020년 설맞이 경축공연 이후 공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정은 시대 대표가수로 떠오른 모란봉악단의 류진아, 김유경, 박미경, 김설미 등은 지난 1월 당8차대회 공연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모란봉악단의 악장인 선우 향희, 류진아, 김유경, 정수향은 공훈배우 칭호와 공화국의 영웅칭호까지 받았지만 무대에서 사라졌다.강동완 교수는 “사라진 북한 가수와 음악인들이 어떤 정치적 문제와 연루되어 숙청 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지만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김옥주만 살아남아 김정은의 총애를 받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김명성 기자 tongilvisi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