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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라페뉴 와인 저장소. /어니스트 라페뉴17세기 프랑스 상파뉴의 수도사 돔 페리뇽은 수도원 와인 창고 문을 열고 깜짝 놀랐다. 와인병이 깨져 와인이 바닥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와인이 발효하며 탄산 가스가 생겨 병이 깨진 것이었다.당시 농부들은 이런 와인을 ‘악마의 술’이라고 불렀다. 돔 페리뇽은 악마의 술을 호기심에 핥았고 혀 끝에서 느껴지는 탄산에 감탄했다. 그는 폭이 좁은 와인병에 코르크 마개를 묶는 식으로 탄산이 있는 와인을 보관하는 데 성공했다. 악마의 술은 이렇게 샴페인으로 탄생했다.상파뉴의 작은 마을 오빌리에에서 100년 넘게 5대가 만드는 ‘어니스트 라페뉴 밀레짐’을 소개한다. 햇빛·바람·빗방울 등 최적의 기후에서 그해 수확한 포도로 만든 빈티지 샴페인이다. 레드 와인처럼 맛이 깊고 과일과 산미(酸味)가 어우러진다.1대 어니스트 라페뉴는 1901년 오빌레르에서 샴페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1927년부터 원산지 보호법에 따라 상파뉴에서 만든 제품에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붙이도록 했다.어니스트 라페뉴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샴페인을 해외에 수출했다. 어니스트 라페뉴의 두 아들인 프랑수아와 베르나르는 1965년 가업에 합류했다. 이들의 목표는 귀중한 전통 유산을 지키는 것이었다.5대인 크리스토프 라페뉴가 현재 샴페인 하우스를 이끌고 있다. 크리스토프 라페뉴는 1983년 프랑스 랭스대에서 양조학을 공부했으며 와인 발효실과 생산 시설을 현대화하는데 기여했다. 현재 세계 톱(TOP) 5 안에 드는 샴페인 생산자다.어니스트 라페뉴 밀레짐. /국순당어니스트 라페뉴는 200헥타르(㏊·200만㎡) 규모에서 재배한 포도로 샴페인을 만든다. 계절에 맞춰 철저하게 포도를 재배한다. 봄에는 가지를 묶어주며 여름에는 잎을 따고 솎아내는 등 가지 치기를 한다.포도는 이때부터 제대로 익어가며 단맛과 산미의 균형을 맞춰간다. 가을에는 포도송이가 다치지 않도록 맨손으로 포도를 수확한다. 포도를 장기 숙성해 빈티지 샴페인 어니스트 라페뉴 밀레짐을 만든다.어니스트 라페뉴 밀레짐의 포도 품종은 샤르도네(Chardonnay) 59%, 피노누아(Pinot Noir) 26%, 피노 뫼니에르(Pinot Meunier) 15%로 구성됐다. 황금빛 색상으로 갓 구운 빵, 말린 살구, 시트러스, 민트, 아카시아 꽃 향 등이 어우러진다.어니스트 라페뉴 밀레짐은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며 값이 저렴한 가성비 샴페인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국순당이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2022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스파클링 와인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베스트로 선정됐다.어니스트 라페뉴의 와인 숙성 저장고는 2015년 7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됐다. 상파뉴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숙성 저장고로 기원 후(AD) 200년쯤 손으로 직접 파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저장고를 와인 숙성에 사용하는 대신 샴페인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