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 이후 비공개 간담회 열기로독립성 고려해 거리뒀으나 최근 만남 요청물가 급등에 추경까지…인수위 고심 커져尹도 이날 별도 보고받고 최우선과제 지시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간사단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를 넘어서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책임지는 한국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당초 인수위는 중앙은행인 한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별도의 업무보고나 간담회를 잡지 않고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으나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비공개 만남을 요청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이날 인수위 내 경제관련 분과 간사들을 별도로 불러 서민물가 대책을 새 정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인수위 관계자는 6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한은과 이달 15일 이후 비공개로 만나기로 했다"며 "물가 급등을 비롯한 현안을 다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안이 시급하지만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일정을 고려해 15일 이후로 날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통위 이전에 만날 경우 인수위가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인수위가 한은과 논의에 나서기로 한 것은 물가상승 문제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3개월 만에 4%를 넘었고, 추후 물가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같은달 0.2%포인트 올랐다. 사실상 '물가 비상'이 걸린 상황이지만 정부와 인수위 모두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전날 물가안정을 위해 유류세 인하폭 확대, 한시적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등의 대책을 내놨으나 효과가 한시적일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특히 인수위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으로 최대 50조원의 추경 편성도 추진하고 있어 물가에 대한 고심이 깊다. 겉으로는 ‘추경과 물가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추경을 통해 시장에 돈이 풀리면 화폐가치 하락으로 물가가 더욱 치솟아 차기 정부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전 정부 인수위와 달리 한은과 별도 만남을 계획하지 않았던 인수위가 갑작스럽게 한은 만남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적절히 섞는 폴리시믹스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인수위도 물가 안정을 위해 별도의 대책 검토에 들어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통의동 집무실에서 추경호 기획조정분과 간사, 최상목 경제1분과 간사, 이창양 경제2분과 간사로부터 3월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4%를 상회한 원인과 배경, 국민들에게 미칠 파급효과에 대한 보고를 받고 민생 정책 관리를 강조했다.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물가 관련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올 상반기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각종 지표들과 물가전망이 어둡다는 보고를 받고 어려운 대내외 상황 속에서도 새 정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며 "인수위는 물가동향을 포함해 현 경제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유류세 30% 추가인하 조치를 포함, 정부에 특단의 서민물가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인수위 관계자도 통화에서 "현재 물가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전날 정부가 발표한 정책에 더해 인수위가 뭘 더 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안팎에선 추경 속도조절,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이 다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인수위원들이) 물가에 이어 공공요금까지 오르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