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키트 고정가격 폐지…편의점 5000원·약국 6000원시민 "가격 부담 여전해", 전문가 "정부차원 지원정책 필요"지난달 16일 대전 유성구의 한 편의점에 자가진단키트 품절 안내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최은성 기자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가격제한 해제 이후 판매가가 5000원까지 인하됐지만 여전히 가격 부담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앞서 지정가격 정책으로 키트 판매가가 오른 만큼 정부가 나서서 납품가 조정·판매처 확대 등 지원 정책으로 추가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5일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안정적으로 유통·공급됨에 따라 판매가격 지정 조치(1회 사용분 6000원)를 해제했다. 지난 2월 항원검사 방식의 코로나19 검사·진단 시약을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으로 지정한 지 약 두 달만이다.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는 오는 30일까지 유지된다.식약처 발표 이후 편의점에서 먼저 가격 변화가 생겼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편의점 업계는 7일부터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가격을 기존 6000원에서 5000원으로 일제히 조정하기로 했다.CU는 오상헬스케어, 웰스바이오 제품 등 현재 점포에서 판매 중인 자가검사키트 6종을, GS25는 레피젠 등 1개입 제품 3종의 가격을 인하한다. SD바이오센서 등 2개입 제품 3종은 기존 1만 2000원에서 1만 원으로 2000원 내린다. 이마트24 또한 가격 인하를 검토중이다.편의점 업계의 이 같은 결정에 약국에서도 곧 판매가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대전지역 약국에서는 기존 가격과 동일한 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전 중구의 한 약사는 "당장 편의점에서 가격을 낮췄으니 약국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가격 조정에도 비용 부담을 느끼는 시민들이 상당하다. 특히 직장인과 소아·청소년들은 일주일에 최소 2-3번 검사키트를 활용하기 때문에 인하된 가격 5000원도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키트 가격과 판매처가 제한되기 전 인터넷에서 2000-3000원대에 구매했던 시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한 이용자는 "주변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코로나가 유행이라 출근할 때마다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고 있다"며 "5000원으로 키트 가격을 내린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럽다. 일주일에 3번은 기본이고 하루에 2번 이상 검사할 때도 있는데 1000원 내렸다고 해서 지출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나"라고 지적했다.또 다른 이용자는 "아이가 둘, 셋씩 있는 가정에서는 더 큰 문제"라며 "2월 이전에는 인터넷에서 2000원에 대량구매했던 터라 5000원이란 가격도 크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기 전까진 정부 차원에서 키트 판매가와 판매처 등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판매 가격 지정을 해제만 할 게 아니라 가격이 합리적으로 내려갈 수 있게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자가검사키트 생산 업체를 확대하고 판매처를 다양하게 함으로써 마스크처럼 가격이 적절하게 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