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샵 1500억원에 사들여재미교포 설립, K뷰티로 인기연매출 3년간 30%씩 성장LG생건 美 회사 인수 잇달아어려운 中 대신 미주사업 집중LG생건이 인수하는 미국 뷰티 브랜드 크렘샵 대표 제품. [사진 제공 =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를 인수한다.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브랜드 더크렘샵(크렘샵)의 지분 65%를 1억2000만달러(약 146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크렘샵은 미국 MZ(밀레니얼+Z)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회사 공동 창업자인 로런스 김은 재미교포로 한국식 화장법을 제품에 접목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 최근 북미 시장에서 K팝,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크렘샵을 이용하는 현지인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3년간 매출 성장률은 연 30%를 넘었다. 크렘샵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470억 이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크렘샵은 미국 MZ세대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효과적으로 반영한 브랜드로, 기초·색조화장품과 뷰티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내에서 크렘샵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패션뷰티 매거진 마리끌레르는 '미국에서 사랑받는 베스트 K뷰티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크렘샵을 선정했다. 매체는 "귀엽고 깜찍한 패키지 속에 깜짝 놀랄 뛰어난 제품이 담긴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크렘샵은 한국 대중문화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브랜드 팬덤을 늘리고 있다. 방탄소년단 캐릭터로 유명한 BT21과의 협업 제품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또 헬로키티나 디즈니 등 아기자기한 캐릭터 제품으로 입소문을 탔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고성장했다는 점도 LG생활건강이 인수를 결정하는 계기가 됐다. 크렘샵은 얼타 뷰티 등 미국 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성장했음에도, 팬데믹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그만큼 회사 경쟁력이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현재도 월마트 입점 등 오프라인 유통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북미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식된 만큼 크렘샵의 성장세는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아마존 등 디지털 채널에서도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LG생활건강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그룹 경쟁력을 확보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최대 시장인 동시에 트렌드를 창출하는 북미에서 사업 확장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력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북미 시장 공략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회사 측은 2019년에도 미국 화장품 회사인 더에이본을 약 1485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130년 역사를 가진 화장품 직접판매 회사를 인수하면서 북미 사업 판로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모발관리 업체 보인카의 지분 56%를 약 117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보인카는 모발관리 브랜드 알틱폭스를 보유한 유명 회사다. 패션 염모제가 MZ세대에게 인기를 끌면서 아마존·샐리뷰티 등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헤어제품 상위 3개 브랜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헤어케어 전문 기업 파루크시스템스와 함께 스마트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 'LG CHI 컬러 마스터'를 개발해 미국의 100여 개 헤어살롱에 선보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K팝과 K콘텐츠의 강세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만큼 크렘샵이 보유한 현지 마케팅과 영업 역량을 활용해 미주 사업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