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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1~5월 무역적자 78.4억弗, 사상 최대 적자 1996년보다 더 많아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17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연간 무역수지 적자 누계치는 78억4200만달러로 확대됐다. 작년 같은 기간의 경우 무역수지는 129억5000만달러 흑자였는데,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특히 연간 무역 적자 누계치는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5월 적자 누계치(-78억4200만달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1~5월 기록한 -63억3975만달러보다 더 큰 폭이었다. 최근 22년간 1~5월 무역수지 누계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8년과 올해 뿐이었다.



2021년과 2002년 월별 무역수지 추이 비교. /산업통상자원부 제공무역통계 집계 이래 최대를 기록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관세청은 1956년 이후 무역통계를 집계해오기 시작했는데, 전산화된 것은 2000년 통계분부터다.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낸 1996년(연간 206억달러)의 경우, 1~5월 누적 무역 적자는 75억달러였는데 올해 적자 폭이 이보다 더 컸다.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나타낼 뻔했던 ‘3개월 연속 적자’와 ‘100억달러 적자 달성’ 기록은 가까스로 피했다. 당초 관세청은 지난 3월 무역수지 발표 당시 1억4000만달러 적자로 잠정 발표했다가, 지난 16일 2억1000만달러로 정정했다. 이로써 월별 무역수지 적자는 4월(25억800만달러)에 이어 5월까지 두달 연속 나타났다.



5월 수출입실적. /관세청 제공수출액 역대급 호조인데, 더 크게 늘어난 수입액5월 기준 최고, 역대 월별 두번째로 많은 수출액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액이 이를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악화한 모습이다. 5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1.3% 증가한 615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5월 수출액 최고치였던 작년 기록을 100억달러 이상을 상회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고, 지난 3월(638억달러)에 이어 월 최고 실적도 달성했다.하지만 치솟는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수입액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수출 호조를 상쇄시켰다. 5월 수입액은 1년 전보다 32% 증가한 63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넘어서는 현상은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또 ‘수입액 600억달러’는 올해 들어 2월(531억달러) 한 차례만을 제외하고 매달 기록 중이다.수입액 급등의 주범인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47억달러로 1년 전 수입액(80억달러)을 60억달러 이상 상회했다. 5월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108.16달러를, LNG는 mmbtu(열량 단위)당 32.94달러를 기록해 연초 대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와 LNG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입액 증가 추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석탄(호주산 기준) 가격은 톤당 404.77달러로 유례없는 수준의 가격대를 기록 중인데, 월 석탄 최고 수입액이 이달 경신되기도 했다.우크라 사태 심화와 북미·아르헨 가뭄, 중국 코로나 봉쇄로 인한 파종 실기 등 곡창지대 악재와 식량 보호주의 확산에 따라 농산물 가격도 치솟고 있다. 밀·옥수수 등 농산물 수입액은 ▲3월 24억5000만달러 ▲4월 24억1000만달러 ▲5월 24억2000만달러 등 최근 3개월 연속 20억달러 이상을 기록 중이다.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원의 월별 가격 추이. /산업통상자원부 제공中 영향 회복, 환율 하락은 다행…유가·곡물가 상승은 악재무역수지가 연이어 적자 행진을 기록하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진 모양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최근 무역 적자 지속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저성장·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안정성 심화 등의 대내외 경제 상황은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을 이뤄온 우리 경제에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그나마 중국의 코로나 정책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 여파가 점점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5월 수출은 9대 주요 지역 중 CIS(러시아·우크라이나)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중에서도 중국은 수출액 134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플러스(+) 전환했다. 반도체(10.5%), 석유화학(12.4%), 무선통신(64.6%) 등이 증가하면서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5월 말부터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환율은 5월 한때 1290원까지 치솟으면서 불안을 야기했는데, 이는 무역 적자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하지만 지난달 30일엔 환율이 43일 만에 123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분위기가 바뀐 모습이다. 환율 급등으로 달러 표시 수입액이 늘어나 무역적자를 심화시키는 현상은 다소나마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하지만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은 여전히 우리 무역 환경에 악재로 남아 있다. 한 민간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당초 하반기에는 국제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망이 크게 어긋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