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 격리해도 감소세 정체…두달 후 중간수준 재증가 사망자 아직 전환기준 못 미쳐…"유행상황은 지속 호전"변이 미발생·의료체계 역량 등 달성…초과사망은 '아직'"모든 지표 기준치 도달해야 자동으로 격리 해제는 아냐"해제 따른 사망자 증가 등 피해예측 비해 얻을 실익 모호



중앙방역대책본부 김헌주 제1부본부장(질병관리청 차장)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중대본 제공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의 현행 '7일 격리'를 4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향후 4주 단위로 유행상황 등 주요 지표들의 평가를 토대로 격리 해제 또는 단축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미크론 유행 감소세로 방역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격리 의무가 풀릴 경우 재유행 시점이 당겨질 뿐 아니라 피해규모도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김헌주 제1부본부장(질병관리청 차장)은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 유행상황이 지속적으로 호전되고는 있으나 전환기준 지표 달성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유행상황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관리하여 하반기 예방접종으로 안전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현행 7일 격리의무 유지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겨울 유행과 올해 오미크론 유행으로 형성된 면역효과가 4~6개월 후 저하되는 점, 그래서 올 7~8월 이후 전파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점 역시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황진환 기자앞서 정부는 지난달 20일 포스트 오미크론 '안착기' 전환을 한 차례 연기했다. 관련 논의를 위해 별도의 전문가 TF(태스크포스)를 꾸린 당국은 지난 4주간 TF와 감염병 위기관리 전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또다시 '현행 유지'를 결정했다. TF 등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대부분이 격리 해제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본부장은 "구체적으로 상당히 많은 토론이 오갔지만, 어떤 형태로든 격리의무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전반적 의견은 격리의무를 유지하는 가운데 (기간으로) 7일 또는 다른 대안을 탐색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격리의무의 전면 해제가 불러올 후폭풍도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방역당국은 7일 격리를 유지하면 8월 말 낮은 수준의 재증가가 예상되지만, 격리의무가 풀리게 되면 당장 내달부터 빠른 증가세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결과, 8월 말쯤에는 현행 유지에 비해 8.3배나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격리기간을 3~5일로 단축하게 될 경우엔 감소세가 정체되면서 8월 말 중간 수준 이상의 재증가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의무 해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판단지표 평가결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이밖에 여러 연구진이 내놓은 모델링 결과도 격리 해제 이후 재반등 가능성을 비슷하게 내다봤다. 정부는 TF의 의견을 반영해 격리의무 전환 여부를 평가하고자 마련한 '핵심지표'와 '보조지표'도 공개했다. 핵심지표는 △사망자 수 △치명률 인데, 코로나19와 유사 호흡기 감염병인 인플루엔자 수준을 기준으로 두고 비교하기로 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주간 38~48명(연간 2천~2500명)인 인플루엔자 사망자의 약 2배 범위인 '일평균 10~20명 이하, 주간 사망자 50~100명 이하'가 적정 범위에 해당한다. 이달 둘째 주 국내 주간 사망자는 113명을 기록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지난달 기준 0.07%였던 치명률은 일반적인 치료로 관리가능한 인플루엔자의 치명률(0.05~0.1%) 수준을 보여 기준치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됐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보조지표도 평가가 엇갈렸다. 주요 변이가 새롭게 등장하지 않은 '변이 바이러스' 및 '의료체계 대응 역량' 영역은 전환 수준에 도달했다. 반면 격리 해제 시 즉시 확진자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 '유행 예측'과 '초과 사망' 부문은 기준 미달로 나타났다. 다만, 당국은 해당 지표들이 모두 정해둔 기준에 다다르면 자동으로 격리 해제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방대본 임숙영 상황총괄단장은 "6개의 지표가 전부 다 (목표치를) 달성하면 자동으로 격리를 해제하고, 지표 중 가령 1%라도 미달성인 경우에는 격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저희나 전문가들이나 과학적인 방식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지표를 기본으로 두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라며 "어느 정도 일정 범위에 들어오게 됐을 때 그 당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통상 기대되는 수치를 훌쩍 뛰어넘는 사망을 뜻하는 '초과 사망'의 경우, 정확한 집계에 2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지표로서의 적정성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당국이 금번 평가에 적용한 데이터는 지난 4월 3~30일 사이로 예년보다 41.4%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임 단장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 상황을 바로바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핵심지표가 아닌 보조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이것이 (유행의) 경향을 보여줄 수는 있다. 최근에 들어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4월 이후에는 (사망자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당국은 초과 사망자 수가 '과거 3년간 최대사망자 수 대비 5% 이내에 들어야 한다'는 기준을 내세웠다. 정부는 바이러스 배출량이나 배양기간 등을 고려할 때 7일 격리를 이어가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WHO(세계보건기구)는 '10일 이상' 격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격리의무 해제로 인한 피해규모는 사망자 증가 예측 등 비교적 명확했던 것과 달리 해제를 강행할 때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분명치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김 부본부장은 "여러 (평가)지표가 이미 달성 또는 그에 근접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4주 단위로 주기적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 이전에라도 지표가 충족되는 상황으로 판단되면 이를 종합해 격리의무 전환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이메일 : jebo@cbs.co.kr카카오톡 :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