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사이버대피소. KISA 제공금융사, 대형 포털사 등 국내 기업들을 겨냥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안에 취약한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감염시켜 디도스 공격에 악용하는 등 공격 지점 역시 확대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17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대피소를 이용한 서비스는 7271개로 2010년(52건) 개소 이후 연평균 56.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사이버대피소는KISA가 디도스 방어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영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보호가 필요한 서비스로 향하는 대규모 디도스 트래픽을 사이버대피소로 우회해 피해 발생을 막는다. 실제 시스템에는 정상 트래픽만 도달해 서비스 이용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다.디도스 공격은 국가 안보와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2009년 7월 7일에 발생한 '77 디도스 사건'이다.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77 디도스 사건은 한국과 미국의 주요 정부기관, 포털, 은행 등의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마비시켰다. 이후 중소·영세 기업을 디도스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사이버대피소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디도스 공격은 최근에도 지속해서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심각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게 KISA 측의 설명이다. 김은성 KISA 탐지대응팀 팀장은 "디도스 공격은 공격자 입장에서 서비스 마비라는 피해를 입히는 강력한 공격 기법"이라며 "최근에도 금융권, 대형 포털 등을 대상으로 공격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사이버대피소 등을 이용함에 따라 서비스 마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달에도 모바일 금융 플랫폼 업체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공격규모 또한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사이버대피소로 유입된 공격 시도 규모만 봐도 △2019년 68Gbps △2020년 62Gbps △2021년 53Gbps에 이른다. 공격 기법도 복합적이다. KISA 조사 결과 디도스 공격은 특정 기법보다 다양한 공격 기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전문가들은 디도스 공격 대응방법으로 인터넷 대역폭 확보, CDN(콘텐츠전송망)을 통한 콘텐츠 분산배치, 인터넷 트래픽 모니터링 등을 제시한다. 다만 이들 시스템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등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예산이 부족한 영세·중소 기업들은 구축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KISA는 사이버대피소를 통해 기업들이 디도스 공격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사이버대피소의 디도스 공격 방어건수는 2010년 25건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누적 기준 총 1351건에 이른다. 피해 발생 기업의 즉시 입주도 지원한다. 공격 피해를 입은 기업은 복구에 걸리는 시간 동안 다른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 이에 KISA는 피해 기업이 복구 시까지 사이버대피소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디도스뿐 아니라 다른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자 한다"며 "국내 영세·중소기업이 사이버 공격에 의한 피해로 시름하지 않도록 사이버대피소를 견고히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대피소 이용 현황. KIS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