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간 감독의 "지구 최후의 밤" Long days journey into night...
을 봤습니다.
탕웨이 주연이죠...
제 감상평이라면...
전반부의 미장센은 곳곳에서 왕가위 느낌이었고,
영화의 주된 트릭과 기믹은 데이빗린치,
몽환걱 리얼리즘은 쿠스투리차 집시의 시간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소품 몇개를 빵부스러기처럼 곳곳에 던져주면서 관객에게 친절한 길 안내인 양 심어놨던데... ㅋㅋ
뭐 일단 전체적으로 인상적이었다고만 해두고 싶습니다.
전반부 연출과 편집의 호흡은 따라잡기가 만만치 않더군요. 단 한번 감상해 본 머리와 가슴으로는 뭐라 평을 하기 어렵습니다.
언젠가 예전에, 별 의욕 없이 봤던 멀홀랜드드라이브를, 10여년 뒤에 각잡고 보니 전혀 다른 영화였던 경험에 놀랐던 기억이 제겐 있습니다.
이 영화 "지구 최후의 밤" 은, 며칠후 또는 언제든 다시 한번 감상해 보고, 그 때 이해를 시도해보 려고 합니다.
나쁘지 않았던 미장센에 자신감 넘치게 배치한 오마주, 무엇보다 후반부에 상당한 공을 들인 롱테이크를 보면,
비간 감독은 자기만의 즐거움, 그리고 씨네파일과의 팽팽한 게임을 즐기려는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관객으로서 굳이 섣불리 오독을 드러내보이고 싶지는 않아요.
그리고 비간 감독의 작품 중, 아직 이 작품 밖에 경험해 보지 못한 저로서는, 이 감독의 어그로력이, 도발인지 공력인지 판단할 만한 충분한 데이터가 없습니다.
하지만 불과 30대 초반의 젊은 감독이, 이 정도 수준의 영화를, 이 정도 도발력으로 내 놓을 정도라면,
비간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볼 만할 것 같습니다.
특히 롱테이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색할만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겐,
왠지 "영화감독이 왜 관객에게 도발을 하시죠?" 이런 느낌이 좀 남네요.
인상깊게, 혹은 내게 화살처럼 날아와 박힌 몇가지 대사들...
아 아.. 슬픔이 극에 달해 사과를 씹어먹는 심정으로 곱씹어야 할 말들이었습니다.
"산사태가 뭐가 무서워? 기억 속에 사는 게 진짜 무섭지."
"칼 끝을 물에 담그고, 현미경으로 흰 눈을 관찰하지.
계속 그렇게 반복해도, 참지 못하고 질문하지.
하늘의 별을 세어본 적 있어?
별들은 작은 새처럼, 늘 내 가슴으로 다이빙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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