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 국회 기자회견"성범죄, 유리천장, 일상 성차별 여전…가족·청소년 지원과제 산적""대선 공약이라 할지라도 잘못된 공약이라면 과감히 접어야"행안부, 정부조직개편안 확정... 여가부 12년 만에 사라져 민주 "정부조직 개편안 유감... 심도있게 논의할 것"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동현 기자>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이 6일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정부, 여당은 여성가족부 폐지 추진을 당장 중단하고 실질적인 성평등 구현을 위해 여가부의 권한과 기능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국회 여가위 소속 야당 위원들은 (민주당 권인숙, 유정주, 김한규, 양이원영, 위성곤, 이소영, 이원택, 장경태, 한준호, 홍정민, 기본소득당 용혜인 위원)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기어코 여가부를 폐지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여가부 폐지에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이들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도 밝혔듯이 여성가족부는 타 부처와의 협업이 많은 부처"라며 "국무위원인 장관이 이끄는 부처에도 어렵게 수행해오던 성평등 업무를 차관급 본부에서 주도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이어 "여성정책 콘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성평등 정책의 후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더욱이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으며, 공고한 유리전장과 일상 속 성차별도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담은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 모습. <사진=연합뉴스>또 "사각지대 없는 가족정책, 청소년 보호와 지원을 위해서도 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며 "여가부의 조직 위상을 낮출 때가 아니라 오히려 여가부의 고유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 할지라도 잘못된 공약이면 과감히 접어야 한다"며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통해 깨달은 바가 없나. 잘못된 공약을 고집하는 것도 잘못이다"라고 덧붙였다.권인숙 여가위원장은 성명서 낭독 후 기자들과 만나 "신당동 살인사건이 벌어져서 세상이 피해자 보호와 업무의 중요성을 거듭 깨닫고 있을 뿐 아니라 지금 OECD 기준 한국 내 여성들 노동시장에서의 처지가 바닥을 헤매는 것이 명확하다"며 "이런 식의 성의 없는 조직개편안이 나와서 여가위원들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비통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양이원영 의원은 '구체적으로 성평등 업무를 차관급 본부로 이관되는 것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없고, 대통령과의 조율도 가능하지 않다. 여성과 가족이라는 주제를 보건복지의 하위개념, 노동의 하위개념으로 두겠다는 것이 문제"라며 "그 의제와 이슈가 독립적으로 정부에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을 때 부처를 만드는 것인데 여가부 폐지는 성평등과 가족 업무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동현 기자>유정주 의원은 "(여가부 폐지는) 차관급으로 내리겠다는 것"이라며 "후퇴 중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위원들은 정부의 조직개편안에 대응해 여가부의 조직 기능 강화를 포함, 성평등 총괄 기능을 담은 법안을 마련해 제출할 계획이다. 민주당 내에서 수정안 발의되면 여가위 야당 간사인 유 의원 주도로 정부·여당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 권 위원장은 "원내대표부터 일관되게 (여가부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고,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도 성평등 가족부 등 기능 강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당에서도) 이런 입장은 달라지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안부, 정부조직개편안 확정... 여가부 12년 만에 사라져정부가 이날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여성가족부는 공약대로 없어지고 보건복지부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가 신설돼 기존 여가부의 주요 업무를 이어받게 된다. 또한, 외교부 장관 소속으로 재외동포청이 신설되고,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윤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우주항공청 신설은 이번 개편안에서 제외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담은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정부안대로 정부조직이 개편되면 18부·4처·18청·6위원회(46개)에서 18부·3처·19청·6위원회(46개)로 바뀌게 된다. 국무위원 수는 여가부가 1명 줄고 국가보훈부가 1명 늘어 기존의 18명이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라 2010년 출범한 여가부는 1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여성가족부는 지난 1988년 정무장관(제2)실에서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부처로 시작하였다. 당시 정무2장관실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사회·문화에 관한 업무를 대상으로 하되, 특히 전반적인 여성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김대중 정부에 이르러스는 대통령 소속 여성특별위원회가 그 역할을 맡았다. 그 이후 2001년 공식 정부 부처 중 하나인 여성부로 승격하게 된다.아울러 여성부는 보건복지부로부터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자 보호, 성매매의 방지 업무 및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업무 이관받고 노동부로부터 일하는 여성의 집(여성인력개발센터) 업무 이관받았다. 2004년에는 복지부로부터 영유야 보육 업무를 이관 받으며 여성정책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그 이후 2005년에는 여성가족부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여성정책의 총괄 조적 및 여성의 권익 증진 등 지위 향상을 위해 정책을 꾸려나갔고 가족 정책의 수립·조정·지원 및 영유아 보육 기능을 담당해 확대 개편됐다.이명박 정부 때는 여성가족부를 여성부로 다시 바꾸면서 가족·보육 업무를 보건복지부로 이관했지만 2010년 다문화가족과 건강가정사업을 위한 아동 업무를 여성부로 이관하면서 다시 여성가족부로 돌아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담은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정부의 이번 발표로 여가부의 청소년·가족, 양성평등, 권익증진 기능은 '복지부'로 이관되고,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라는 내부 조직을 신설해서 나머지 기능인 인구·가족·아동·청소년·노인 등 종합적 생애주기 정책과 양성평등, 권익증진 등을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다. 여가부의 기능 중 하나인 '여성 고용' 기능은 통합적 고용지원 차원에서 고용노동부가 담당하도록 했다.정부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의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동급인 장관과 차관의 중간급으로 정해 예우할 계획이다.아울러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종합적·체계적 보훈정책을 추진하고 국가보훈 체계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하기로 했다.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무위원으로 부서권, 독자적 부령권을 갖는다. 또한 국무회의 및 관계 장관회의 참석할 수 있게 돼 권한이 한층 강해진다. 현 처장은 국무회의 배석·발언권은 있으나 심의·의결권과 부령 발령권이 없다.외교부 장관 소속의 재외동포청도 신설된다. 재외동포청은 외교부의 재외동포 정책 기능을 이관하고 재외동포재단의 사업기능을 통합한 조직으로, 732만에 달하는 재외동포를 종합적·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신설될 예정이다. 재외동포청이 신설되면 현재 관계 부처와 재단으로 분산된 영사·법무·병무 등의 민원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될 된다. 또한, 재외동포·단체 교류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및 차세대 동포교육, 문화홍보사업 등의 기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격상을 앞두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6일 여성가족부 폐지·국가보훈부 승격·재외동포청 신설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공식 발표했다. 같은 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에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또한, 정부는 재외동포청 외에도 외교부 소속의 재외동포정책위원회를 설치해 재외동포와 관련한 중장기 정책 수립 및 관계 부처 간 협업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할 계획이다.◆ 민주 "정부조직 개편안 유감... 심도있게 논의할 것"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정부 확정안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문제에 대한 정부의 심도 있는 검토는 찾아볼 수 없다"며 "당에 대한 보고가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국민여론과 전문가,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심도있게 논의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동현 기자>이어 "민주당은 어제 정부로부터 정부조직 개편안을 보고받고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더불어민주당에 보고한 지 하루 만에 확정 발표했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민주당은 국회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대로 폭넓은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시대정신과 국민의 요구에 맞는 방향으로 정부조직법을 심의하겠다"고 덧붙였다.이 원내대변인은 브리핑 후 '여가부 폐지와 관련, 민주당의 당론 채택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일단 정부안에 대한 법안을 내논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안을 보고 충분히 그 법안이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는지 의원님들과 상의 및 검토하고 국민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등을 고려한 이후에 필요한 것들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